Miscellaneous (한 + EN)
장재현
Author
chloebringsjoy
Date
2022-06-16 00:55
Views
437
Q. 패스트푸드점 창가 너머, 어두운 곳에서 초조하게 누군가를 기다리던 신부의 모습을 본 기억이 <검은 사제들>의 출발점이었다고 얘기했다. 거기에 어떻게 이야기의 살을 붙여나갔나.
A. 오래전 일인데, 왠지 그 신부님이 세상을 구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.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세계에서 악과 싸울 것 같은 느낌 말이다.
— <검은 사제들> 개봉 당시 장재현 감독 인터뷰 (2015)
Q. 촬영 초반,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무기력한 신에 대한 원망을 다루어야겠다고 밝힌 바 있다.
A. 27살 때 비정부기구(NGO) 단체에 취업해 아프리카에 간 적 있다. 당시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 갈까 고민했는데 영화와 관련 없는 일을 하고 싶었다. NGO 단체에서 한 선교사와 친하게 지냈는데 그는 빈민을 구제하는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. 그런데 그의 가족이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고, 선교사는 무척 괴로워했다. 내가 믿는 신이 어떻게 내게 괴로움을 주는가. 유신론자인 나 또한 그때 신이 되게 원망스러웠다. 당시 느낀 감정을 정리해보니 우리는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데, 세상이 돌아가는 걸 보면 참 불합리하고 원망스러워서 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졌다. 그때 느낀 감정을 박 목사 캐릭터에 반영하려고 했고, 이 영화를 통해 신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.
— <사바하> 개봉 당시 장재현 감독 인터뷰 (2019)